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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Difference a Day Made] 봄을 시작하며 듣고 싶은 재즈

[What a Difference a Day Made] 봄을 시작하며 듣고 싶은 재즈

ODE 21. 04. 01

하루 만에 얼마나 달라졌나요
단지 스물네 시간 만에요
태양이 뜨고 꽃이 피었어요
늘 비가 내리던 곳에서요
나의 어제는 우울했죠
하지만 오늘 나는 당신과 함께 있어요
우울한 밤은 지났어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서는.


위의 시는 1959년 다이나 워싱턴이 불렀던 노래 <단 하루만의 변화 What a Difference a Day Made>의 노랫말 중 일부입니다. 재즈 보컬리스트이면서도 가스펠, 블루스, R&B 등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했던 다이나는 자신이 부른이 노래를 빌보드 싱글 순위 8위에 올릴 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 여러 가수들, 연주자들이 이 곡을 또다시 녹음하면서 대부분 다이나 워싱턴의 노래를 머릿속에 그립니다.

하지만 사실 <단 하루만의 변화>는 다이나 워싱턴이 처음 부른 곡이 아닙니다. 다이나가 이 곡을 부르기 무려 25년 전인 1934년 멕시코의 작곡가 마리아 그레버가 작곡한 <네 곁으로 돌아갈 때 Cuando vuelva a tu lado>가 원곡이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는 나오자마자 미국 음악인들의n관심을 끌었는데, 작사가 스탠리 애덤스는 원곡이 나온 그 해에 오늘날 많이 불리고 있는 영어 가사를 붙였고 곧이어 해리 로이 오케스트라, 도시 브라더스 등 미국의 스윙밴드들이 이 곡을 연이어 녹음했습니다.

가사도 바뀌고 제목도 바뀌었지만 이 노래의 변함없는 본질은 사랑의 노래란 점입니다. 다이나 워싱턴 역시 사랑으로 변화된 자신의 마음을 소울풀한 음성으로 노래했고 이후에도 다이나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은 아레사 프랭클린을 위시해서, 새러 본, 보비 다린, 에스터 필립스, 로라 피지 모두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듣는 사람들은 이들의 노래를 통해 사랑에 빠지면서 세상을 새롭게 보던 자신의 경험들을 마음속에 떠올립니다. 그런 점에서 보컬리스트 제이미 컬럼의 지난 2004년 녹음은 각별한데 제이미 스스로가 내세웠듯이 이 노래는 그가 20대의 나이에 녹음한 것이지만 담담하면서도 완숙한 목소리는 마치 지나간 사랑을 회고하는 것 같은 묘한 여운을 줍니다. 그러니까 사랑을 만남으로써 지금 새롭게 된 자신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 구원을 받은 한 남자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이 노래를 녹음한 사람들은 보컬리스트들뿐만이 아닙니다. 기악 연주자들도 일찍이 이 곡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의 1949년 녹음을 필두로 쳇 베이커, 아이크 퀘벡, 윈턴 켈리, 스테판 그라펠리, 가토 바비에리, 소니 롤린스, 에디 히긴스 등 재즈의 명인들도 모두 <단 하루 만의 변화>를 녹음했습니다. 그런데 연주자들이 해석한 이 곡은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가사가 있는 보컬리스트들이 사랑의 감정에 충실한 반면에 연주자들은 가사의 내용이 아니라 음악적인 내용에 보다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피아니스트 에디 히긴스의 2001년 트리오 편성의 녹음은 중간 템포의 경쾌한 스윙에 정갈한 즉흥연주를 담은 걸출한 연주입니다. 소니 롤린스의 연주도 에디 히긴스에 비할 만큼 탁월하지만 음반으로 구하기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단 하루 만의 변화>를 사랑의 감정에 국한하지 않는다면 이 노래는 꽃이 피는 봄을 맞이하는 무렵에 듣기에 괜찮은 곡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때 과거의 자신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늘 그 결심은 관성에 의해 꺾이지만 그때마다 이 곡은 새로운 날과 함께 새롭게 변화하라고 우리를 독려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