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류 하이엔드 오디오에 도전장을 내밀고 복고 취향을 현대적 세련미로 재탄생시킨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를 내놓고 있는 오스왈드 밀 오디오(OMA)가 국내에 등장했다. 현재 동사는 하이파이 오디오의 거의 전 분야를 커버하고 있는데, 동사를 대표하는 제품은 대형 혼을 탑재한 세련된 스피커 시스템이다. 필자는 OMA의 제품들을 전시한 <2016년 서울 리빙디자인 페어> 현장에서 동사의 CEO 조나단 바이스 씨를 만나서 고풍스러움과 현대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OMA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성수(이하 박) 안녕하십니까? 먼저 OMA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조나단 바이스(이하 바이스) 설립한 지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오스왈드 밀’은 저희 회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250년 된 제분소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박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바이스 원래 저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그리고 런던 정경대학에서 국제법을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어머니가 혈액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전 세계를 1년 동안 여행했습니다. 귀국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뜻한 바 있어서 영화제작에 뛰어들었고, 지금 영화제작과 오디오 사업을 겸업하고 있습니다.
박 오디오 맨으로 변신한 영화제작자이시군요.
바이스 OMA를 설립한 동기는 저 자신이 오디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좀 더 정확하게 말씀드린다면 제 머릿속에 있는 오디오란 영화관 사운드입니다. 그런데 영화 제작과 오디오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영화에서 제작자는 직접 카메라를 잡지 않고, 시나리오, 감독, 카메라 맨, 배우를 조합하여 저 자신의 아이디어를 완성시킵니다. 이렇게 보면 영화제작과 오디오 제작은 궤를 함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OMA의 혼 스피커를 보면서 참 특이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티지 오디오인 셈인데요.
바이스 저는 빈티지 오디오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용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그건 1920~40년대를 풍미했던 극장용 시스템, 그리고 RCA 같은 오래된 회사의 ‘장비’에서 어떻게 최고의 사운드를 뽑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 반면에 빈티지 오디오 애호가가 많은 한국과 일본에서는 컬렉션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이게 저와 다른 점입니다.
박 빈티지 오디오에 관심을 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바이스 저는 오디오 잡지를 구독한 적도 없고, 오디오 쇼에 가 본 적도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미국산 하이파이 오디오를 소유해 본 적도 없습니다. 이 사업에 뛰어들 무렵인 2005년에 록키 마운틴 오디오 쇼를 참관하면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시장을 채우고 있는 기기들이 제 눈에는 너무 조잡해 보였습니다. 어마어마한 가격표가 붙어 있었지만, 사운드도 형편없었고요. 그리고 쇼에서 만난 오디오 애호가들 대부분은 오디오 잡지에서 보았던 것을 그대로 믿고 있었고, 디자인이 형편없는 시스템을 아름답다고 느끼더군요. 그런 반면에 젊은 친구들은 디자인과 소재를 중시하고 스타일을 중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박 디자인, 소재, 스타일이라…
바이스 저희가 추구하는 오디오는 ‘소리도 좋아야 하지만, 보기에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초대를 받아서 간 오디오 쇼에서 만난 사람들은 사운드보다는 자신의 거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의 시스템을 찾더군요. 바로 이게 현재의 트렌드입니다. 디자인도 좋은데 사운드까지 좋다면, 얼마나 소유하고 싶어질까요?
박 본사가 펜실베이니아에 있더군요.
바이스 오디오 시스템에 필요한 최고의 목재가 펜실베이니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나무를 다룰 줄 아는 장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은 100년 역사의미국 산업혁명 시발지이기 때문에 산업 인력도 풍부합니다.
박 최고의 목재라! 그건 어떤 것입니까?
바이스 저희 스피커의 캐비닛에는 견고한 활엽수 원목을 사용합니다. 간혹 어떤 나무가 좋은 소리를 내는지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목재는 세계 최고의 어쿠스틱 기사 제조사인 마틴 사에서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해 줍니다.
박 지금은 사라진 혼 스피커를 만들고 계십니다.
바이스 코니컬 혼, 즉 원뿔형 혼입니다. 이건 저희 회사 디자이너가 제안한 것인데요. 제가 아는 한 원뿔형 혼 스피커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는 없습니다. 단순한데다 사운드까지 훌륭하니, 기왕이면 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박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 같습니다. 오디오에 관련된 최신 이론에 정면으로 도전하시는군요.
바이스 사운드는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어느 방향으로든 흘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공명하지 않는 캐비닛을 만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저희는 그런 이론은 무시해 버립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음향을 이끌어 내는가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앰프 제작에 직접 손을 댄 이유입니다. 저희가 만든 스피커를 구동할 앰프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 제작하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저희 회사의 오리지널 설계로 말입니다.
박 본인이 생각하시는 가장 이상적인 음향은 어떤 것입니까?
바이스 충실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입니다. 그리고 음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음색입니다.
박 회사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그리고 제품 라인업은?
바이스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12명입니다만, 목재 가공, 금속 가공 및 용접 등의 업무는 외부와 계약하여 수행하고 있습니다. 협업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혼 스피커를 포함하여 앰프, 포노스테이지, 턴테이블, DAC를 내 놓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에는 미국 최고의 목재와 함께 점판암도 적극 활용합니다. 공명을 잡을 때 아주 유용한 소재입니다.
박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을 빕니다.
바이스 감사합니다.
Interviewer 박성수 / Interviewee Jonathan Weiss Founder & CEO

